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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존경하는 한국철학회 회원님!
존경하는 전국단위 철학회 회원님!, 전문분과 철학회 회원님!
그동안 한국 철학계의 초석을 닦아 주시고 이끌어 주신 존경하는 원로 선생님들과 한국철학의 미래를 열어가실 학문후속세대 여러분!

정중히 인사드립니다.
오늘부터 한국철학회 제 52대 회장의 소임을 맡게 된 건국대학교 철학과 김성민입니다.

먼저, 한국 철학계의 발전을 위해 여러 난관 속에서도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고 이끌어 주신 원로 선생님들과 한국철학회의 전임회장님들, 특별히 코로나 시국에서도 훌륭하게 학회를 이끌어 주신 이중원 전임 회장님과 집행부 임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23년, 한국철학회는 70주년을 맞이합니다. 돌아 보면 70년 가까이 한국철학회가 걸어 온 길은 한국 철학계의 산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간의 업적 또한 우리 회원들에게 자긍심을 느끼게 합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연구자로서, 교육자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사명감 또한 갖게 합니다.

오늘날 인류는 자본주의 세계화와 문화적 충돌들, 전지구화하는 생태적・경제적・정치군사적 위험들, 인간의 신체만이 아니라 지적 능력을 대체해가는 기계의 발전과 인간의 가치 상실 등의 거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문제는 지역적이고 분과학문적인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더 근본적인 물음,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사유, 그리고 시대 상황에 근거한 철학적 성찰과 반성을 강렬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주어진 이해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생존의 세계는 이런 진지한 사유와 성찰을 수행할 ‘철학’을 여전히 구석방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신세계를 대표하는 대학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대학이 지성의 전당이 아니라 물질세계의 포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밤입니다. 하지만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해가 저물어야 날아오릅니다.

역설적이게도 요즈음 대학 밖에서는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지금 닥쳐오는 위험들을 스스로 감지하고, 보다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지혜를 얻기를 갈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한국철학회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우리시대가 요구하는 책무를 다하기 위한 일을 다시금 시작해야만 합니다.

한국철학회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휘몰아친 전쟁 이후,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나 민족의 정신을 밝히고 시대의 정신을 새롭게 만들어온 한국철학계를 대표하는 학회입니다. 그렇기에 한국철학회는 꾸준히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우수전문학술지 『철학』을 발간하면서 인문학의 근간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뚜벅 뚜벅 전개해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여러 선생님들과 상의하고 협력하면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 사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한국철학자 연합대회’가 차질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전임 이상훈 회장님과 집행부 임원들께서는 임기 중에 전국단위 철학회 및 전문분과 철학회장님들과 진지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서 10년 만에 ‘한국철학자연합대회’를 부활시키셨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이중원 회장님과 임원들께서 전국 회장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시고 추진해 주신 덕분으로 ‘한국철학자연합대회’를 내실있게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습니다.
‘한국철학자연합대회’의 부활은 한국 철학계의 역량 결집과 이를 바탕으로 한국 철학의 미래를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연합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한국 철학계의 발전 방향과 미래 비전을 모색하고 다양한 공동사업의 추진 등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전국 철학회 회장단 모임’의 플랫폼을 통해 전국 회장님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고 연대하겠습니다.

둘째, ‘한국철학회 70주년 기념 준비위원회(가칭)’를 구성하여 2023년 7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한국철학회의 위상과 역할에 부합하는 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2023년은 한국철학회가 탄생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원로 선생님들과 회원 모두의 노력으로 한국 철학계의 대표적 학회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70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습니다.
또한 70년을 기반으로 이제 한국철학회가 더욱 성찰적 도약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선 재정의 안정화를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철학회의 사업은 물론이고 한국 철학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지원 사업을 협의하고 추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한국철학회는 사무국을 두고 과거 세계철학자 대회를 통해 조성한 기금과 회원들의 회비 및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향후 재정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 혹은 ‘기금 위원회(가칭)’의 구성과 운영을 통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위원회를 통해서 논의하고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남북철학자대회’를 준비하겠습니다.
2019년 한국철학회(이상훈 회장)에서는 연변대학의 도움으로 북한의 사회과학원과 김일성 종합대학 측에 ‘남북철학자대회’를 제의한 바 있고, 2020년 개최하기로 예정하였으나 전대미문의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아쉽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냉전의 해체와 함께 분단 극복의 기회를 활용하여 남북의 실질적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통로로서, 분단학문을 극복하는 방편으로서, 남북 철학자들이 함께 만나 소통할 수 있는 ‘남북철학자대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철학계는 물론이고 인문학계와 연대하여 정부와 국회, 연구재단을 상대로 정책적 차원에서 개선 노력을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물론이고 철학계를 포함한 인문학계 전반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학령인구 급감과 대학간 백화점식 경쟁으로 인해 각 대학에서는 철학과가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고, 소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신자유주의의 경제논리가 압도하면서 철학을 포함한 인문학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축소되다 보니 철학 분야 학문 후속 세대 재생산에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러한 경제 논리는 중등교과과정에까지 영향을 끼쳐서 교육현장에서도 갈수록 인문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양하는 원론적 부분이 축소되어 가는 형국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한국철학회 차원에서만 해결할 수는 없으므로, 한국철학회원들의 중지를 모으고 전국철학회와 연대해서 개선책을 협의하고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원로 선생님, 회원 여러분,

여러 가지 부족한 제가 앞서 말씀드린 일들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지만, 얼마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훌륭하게 학회를 이끌어 주신 전임 회장님과 차기 회장님, 그리고 임원 선생님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6월 1일
제 52대 한국철학회 회장 김성민 사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