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모임
2022-A-14
한국현상학회 회원 선생님께,
선생님들 무더위와 기록적인 홍수에도 별일 없으신지요?
이번 여름 막바지에 우리 현상학회는 4세기와 5세기를 살다간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각에서 우리 시대의 걸출한 네 분의 현상학자인 마리옹, 바티모, 데리다, 존 밀뱅크의 주요 통찰들을 사계의 세 전문학자를 통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354-430)가 살았던 4세기 말과 5세기 초의 전반적인 시대 상황은 로마제국이 몰락하며 실망과 불안, 폭력과 퇴폐가 난무하는 암흑기로 접어들고 있는 즈음이었습니다. 그는 임종 무렵에 게르만의 한 지파인 반달(Vandal, 지금의 오스트리아 지역) 군대가 프랑스를 횡단하고 스페인의 피레네산맥을 넘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서 아프리카에 들어가 429년 카르타고를 함락하고 자신이 주교로 있었던 히포(Hippo)라는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포위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혼란상을 몸소 겪으며 자신의 내적 어려움을 가장 진솔하고 구체적이며 현실적으로 드러낸 시대의 사상가가 아우구스티누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노년에 바이마르 시대를 체험한 후설이 생전에 출간한 <데카르트적 성찰>의 마지막을 아우구스티누스의 “밖으로 나가려 하지 마라. 너 자신에게로 돌아가라. 진리는 내적 인간 안에 거주한다.”(<참된 종교(De vera religione)>)로 정리한 부분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우리 현상학회의 연구이사로서 치열하게 활동 중인 김동규 선생님이 <진리의 초과, 주어진 의지: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현상학적 해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김 선생님은 마리옹이 아우구스티누스를 해석하며 가장 중요한 텍스트로 활용하는 <고백록>의 현상학적·철학적 의의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43세의 나이에 집필한 자기 생애 33년을 기록한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에서 밝힌 진리는 마리옹에게 인간의 인식능력이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나’의 이해 작용을 넘어서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는가 하면 이 현상의 진리를 받아들이기에 인간의 의지는 너무나 나약하다는 사실입니다. 김 선생님은 인간이 진리 안에 머물고자 결심할 때 그 결정에 작동하는 의지가 나의 자유로운 의사이기보다 은총의 작용을 통해 새로워진 수동적 주체성의 의지라고 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서구사상사에서 인간의 “의지”를 최초로 발견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관한 마리옹 교수와 김 선생님의 입장이 무엇일지 자못 궁금합니다.
두 번째 발표는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집필 중인 윤동민 선생님이 <아우구스티누스를 보는 바티모의 두 가지 시선: 형이상학과 약한 사고의 시작>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준비 중입니다. 가다머의 수제자인 이탈리아의 지안니 바티모(Gianni Vattimo)가 철학적 해석학의 전통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흥미롭지만, 그의 고유한 후기 사상인 ‘약한 사고(il pensiero debole)’에 아우구스티누스의 통찰들이 어떻게 녹아들어 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일은 더욱 흥미로울 듯합니다. 윤 선생님의 분석에 따르면, 바티모는 아우구스티누스가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이 규정하는 근대적 사유의 특징인 ‘주체성의 형이상학’의 기틀을 세운 인물입니다. 단적으로 ‘진리는 사람 안에 거주한다(in interiore homine habitat veritas)’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선언은 이러한 그의 주체성의 강화를 명시적으로 보여주는데,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이 선언은 중의적입니다. 바티모의 ‘강한 진리’가 아닌 ‘약한 해석’ 또는 ‘약한 사고’가 아우구스티누스를 매개로 어떻게 논의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세 번째 발표는 임형권 선생님이 <존 밀뱅크(John Milbank)의 아우구스티누스적 선물(gift) 개념 - 데리다(Derrida)와의 비교>라는 제목으로 할 예정입니다.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대학교에서 존 밀뱅크(John Milbank)의 ‘초자연성(the supernatural)’ 개념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2014) 서울대 종교학과에서 4세기 그리스 교부 니사의 그레고리우스(Gregory of Nyssa)의 <아가 설교>의 에로스 개념을 연구해 종교학 박사학위(2021)를 받은 임 선생님은 영국 성공회 신학자 존 밀뱅크(John Milbank)의 선물개념이 아우구스티누스 전통의 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밀뱅크에게 구원은 신의 전적인 선물이지만 동시에 인간이 그 선물에 참여하고, 인간 자체가 신의 선물이기에 선물은 상호적(reciprocal) 성격을 가집니다. 나아가 윤 선생님은 밀뱅크의 선물 이해와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입장을 비교함으로써 중요한 현상학적·윤리적 함의를 끌어내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발표자는 밀뱅크의 데리다 비판의 중심에 아우구스티누스의 선물 이해가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브렌타노, 후설, 하이데거, 가다머, 요나스, 아렌트 등을 포함한 20세기 전반 유럽 현상학자와 해석학자들의 아우구스티누스 수용과 21세 초반 우리 시대의 현상학자 및 신학자의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에 대한 해석을 비교하면서 위 세 분 발표의 고유한 입장을 따라간다면 아주 생산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발표에 앞서 세 분의 발표문을 모든 회원과 공유할 예정이니 꼭 읽어오셔서 밀도 있는 대화에 참여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일시: 2022년 8월 27일(토) 14시~17시 50분
장소: 아래 URL로 줌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참여
방법: 가급적 카메라는 켜주시고, 학회 시작 후에는 마이크를 꺼주시기 바랍니다.
출석부 작성을 위해 참석자 이름을 본명으로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줌 화면 하단에서 ‘참가자’ 클릭 => 우측 ‘참가자’에서 본인을 확인 => ‘더보기’에서 ‘이름 바꾸기’를 클릭, 팝업창에서 본명을 입력)
Zoom 회의 참여
회의 링크: https://hallym-ac-kr.zoom.
회의 ID: 983 7624 2684
개회 14:00~14:10
- 사회자: 미정
- 개회사: 신충식(경희대)
처음 발표 14:10~14:45 (35분)
- 발표자: 김동규(서강대)
- 제목: 진리의 초과, 주어진 의지: 아우구스티누스에 대한 현상학적 해석
질의응답 및 토론 14:45~15:10 (25분)
20분간 휴식
중간 발표: 15:30~16:05 (35분)
- 발표자: 윤동민(서강대)
- 제목: 아우구스티누스를 보는 바티모의 두 가지 시선: 형이상학과 약한 사고의 시작
질의응답 및 토론 16:05~16:30 (25분)
20분간 휴식
나중 발표: 16:50~17:25 (35분)
- 발표자: 임형권(고려대)
- 제목: 존 밀뱅크(John Milbank)의 아우구스티누스적 선물(gift) 개념 - 데리다(Derrida)와의 비교를 중심으로
질의응답 및 토론 17:25~17:50 (25분)
2022. 8. 14.
한국현상학회 회장
추신: 2022년 원활한 학회 운영을 위해 회비 납부를 요청드립니다. 납부 방법은 메일 하단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회원출간소식]
이남인 지음, The Concrete and the Plural: Studies in Husserl’s Phenomenology and Its Horizon, Würzburg: Königshausen & Neumann, 2022.
이남인 지음, Phenomenology of Intersubjectivity: Husserl, Levinas, and East-West Dialogue, Hamburg: Felix Meiner, 2022.
◆ 학회지 논문 투고가 상시 투고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학회지 발행일은 3월 31일/6월 30일/9월 30일/12월 31일입니다. 논문 투고는 다음 주소로 전자투고 시스템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들의 귀중한 원고를 기다립니다.
- https://ksp.jams.or.kr/co/
◆ 현상학회는 회원 여러분의 소중한 회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회 연회비는 전임 6만원, 비전임 3만원입니다. 납부를 위한 계좌번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카카오뱅크 7979-04-82996 예금주: 성기현
◆ 2022년 1월 1일 이후 연회비를 납부해주신 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호칭 생략).
- 이은정, 성기현, 김동규, 이경화, 윤동민, 조태구, 고문희, 이남인, 이영국, 이진오, 김영걸, 이은영, 최원, 한우섭, 조홍준, 오주리, 김태우, 한문희, 박신화, 신인섭, 김헌중, 박휘근, 오연재, 조관성, 공병혜, 강한, 윤진욱, 안세권, 신충식, 홍성하, 홍기숙, 김화자
- 학회 운영에 기여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혹시 실수가 있다면 편하게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