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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회] 제55대 한국철학회 회장 이임인사

작성자 : 한국철학회
조회수 : 71

한국철학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국철학회 제55대 회장 김선욱 인사 올립니다.

 

오늘로 저의 임기가 마감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회장의 중책을 맡고서도 그 책임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반성하게 됩니다. 부족한 저를 회장으로 세워 주시고 학회를 대표하게 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한 해는 철학을 전공하고 강의를 업으로 하는 우리 모두에게 여러모로 힘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철학에 대한 요구는 더없이 높아지고 있지만, 전공학문으로서 철학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급감과 함께 찾아온 이런 실질적 위기는 AI 대변환 시대와 더불어 더더욱 문제적 상황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간은 더욱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한국철학회 회무 자체로 보면, 전임 회장 이후로 재정적 안정화가 상당히 이루어짐으로써 앞으로 활발하게 학회 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한 국제적으로 볼 때도 국제철학연맹의 회장으로 김혜숙 전임 회장님이 당선되었고, 집행 이사로 서유석 교수님이 재선되고 제가 새로 선임되어, 어느 때보다 활발한 국제 활동을 기약할 수 있어서 이 또한 감사할 일입니다. 20288월에 동경대학교에서 열릴 세계철학대회에서 한국의 철학계가 한국철학회를 중심으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합니다.

 

지난 323일 숭실대학교에서 있었던 정기총회에서 서울대학교 양일모 교수님께서 차차기회장으로 선출되고, 내일부터는 차기회장 박정하 교수님께서 회장 임기를 시작합니다. 올해 10월 말에는 한국철학자연합대회가 예정되어 있어서 여러모로 더욱 활기찬 학회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새로운 회장과 새 집행부에 대한 지속적 성원과 적극적 지지를 당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를 돌이켜보며 개인적 소회 하나 남기는 것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일 가운데 가장 의미 있게 생각하는 것은 불법적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에 대한 탄핵 촉구 성명을 철학계에서 이끌어 낸 것입니다. 관련된 모든 논쟁을 뒤로하고 딱 한 가지 생각한 것은, 인권 존중과 민주적 정치질서가 확립되지 않은 환경에서는 자유로운 철학적 활동 자체가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심각한 현재의 정치 상황을 조정하고 안정화할 제도적 혹은 인적 장치들은 거의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속히 헌정질서가 회복되어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가졌던 큰 자부심을 다시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비록 우리를 둘러싼 여건들이 좋지 않지만, 철학을 사랑하는 우리 한국철학회의 동지들은 이 난관들을 잘 헤쳐나가, 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대로, 좋은 국가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하며 개인으로도 좋은 삶을 잘 이루어시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지난 1년간 부족한 저와 함께 학회를 건실하게 지켜주신 집행부와 임원 및 사무국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항상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으신 전임 회장님들과 회원 여러분 모두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331

55대 회장 김선욱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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